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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ITSSUE] 주가 3000%, 팔란티어가 진짜 하는 일



202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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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발전하는 테크 트렌드 속에서 내일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너무 빠르다고 마냥 손 놓고 있기에는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이 너무도 큽니다. 'TECHITSSUE', 이번 편에서는 팔란티어의 무기, ‘데이터 온톨로지’를 통해 데이터 구조화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봅니다.

*본 글은 외부 필진의 기고로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뉴스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3년간 3000%, 그런데 이 회사가 뭘 하는지 아시나요?

팔란티어(Palantir). 최근 몇 년 사이 투자 커뮤니티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종목 중 하나입니다. 지난 3년간 주가는 약 3,000% 상승했고, 2024년 한 해에만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규모가 약 80억 달러에 달해 엔비디아, 테슬라에 이어 5위를 기록했습니다.

팔란티어 주가 그래프(출처 Investing.com)

엔비디아는 GPU를 만들고, 테슬라는 전기차를 만듭니다. 그렇다면 팔란티어는? 막상 설명하려고 하면 말문이 막히는 분들이 많습니다. “AI 기업이요?” “방산 기업 아닌가요?” 둘 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팔란티어의 진짜 무기를 설명하는 데는 많이 부족합니다.

회사 이름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팔란티어’는 J.R.R. 톨킨의 소설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마법의 수정구슬, ‘팔란티르(Palantír)’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먼 곳을 내다보는 도구. 공동창업자 피터 틸이 2003년 CIA의 초기 투자를 받아 설립했고, 오랜 기간 정체를 숨긴 채 미 정보기관과 군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왔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도 ‘비밀스러운 회사’로 통했던 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AI 모델도, 방위산업 네트워크도 아닙니다.

데이터를 ‘정리’하는 기술입니다.

팔란티어의 무기: 데이터 온톨로지

AI 시대에 제일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데이터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은 그 데이터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통 ‘데이터 레이크(Data Lake)’라고 부르는 곳에 데이터를 저장하지만, 이 창고에 분류 체계가 없기 때문입니다. 책이 수십만 권 있는 도서관인데 카탈로그가 없는 상황과 같습니다. 찾고자 하는 정보가 어딘가에 있다는 건 알지만, 꺼내 쓰는 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팔란티어는 이 문제에 집중했습니다. 데이터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다시 정리하는 것. '데이터 온톨로지(Data Ontlogy)'에 집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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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alantir 공식 홈페이지

온톨로지란 원래 사물의 존재 의미를 논의하는 철학적인 연구 영역을 뜻하는 말입니다. 온톨로지는 컴퓨터 사이언스에 사용되면서 특정분야에 속하는 개념과 개념 사이의 관계를 기술하는 데이터 모델링을 정의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데이터 온톨로지의 출발점은 대상을 나누고, 특징을 붙이고, 서로를 연결하는 일입니다. 병원을 예로 들면, 환자라는 대상이 있고, 그 대상에는 나이와 진단명 같은 정보가 붙으며, 처방이라는 행위를 통해 의사와 연결됩니다. 팔란티어는 이런 구조를 객체(Object), 속성(Property), 관계(Link)라는 방식으로 정의합니다.

핵심은 재사용성입니다. 이 구조를 한 번 정의해 두면 같은 틀 위에서 예측 모델도, 운영 대시보드도, AI 에이전트도 모두 작동합니다. 팔란티어가 미 국방부의 군수 물류에서 시작해 우크라이나 전장 상황 인식,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의 환자 관리, 에어버스의 항공기 제조까지 산업을 가리지 않고 확장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데이터를 정리하는 원리는 산업마다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구조 위에 AI를 얹는 순간, 데이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시스템이 됩니다.

왜 지금 ‘데이터 구조화’가 AI의 핵심이 되었는가

ChatGPT, Claude, Gemini. 오늘날의 AI 모델들은 빠른 속도로 성능이 평준화되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특정 모델이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던 벤치마크들에서, 이제는 여러 모델이 엇비슷한 점수를 기록합니다. 모델을 만드는 기술의 문턱이 낮아질수록, 경쟁의 무게는 자연스럽게 다른 곳으로 이동합니다.

‘어떤 모델을 쓰느냐’가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어떤 구조로 먹이느냐’가 승부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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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Unsplash

실제로 많은 기업의 AI 프로젝트는 데이터 품질 문제에서 막힙니다. 한 조사에서는 기업의 AI 프로젝트 중 절반 이상이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모델의 문제가 아니라, 그 모델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데이터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AI 업계에는 “Garbage in, garbage out(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이라는 오래된 격언이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AI도 맥락 없는 숫자의 나열을 입력받으면 엉뚱한 답을 냅니다. 반대로, 잘 구조화된 데이터는 평범한 모델도 날카롭게 만듭니다. AI 성능의 상한선은 모델이 아니라, 그 모델이 읽는 데이터의 품질과 구조에 달려 있습니다.

데이터 구조화로 AI 플랫폼 수출에 성공한 현대카드

이 흐름은 금융에서도 그대로 반복됩니다. 금융 데이터는 세상에서 가장 풍부한 데이터 중 하나입니다. 누가, 언제, 어디서, 얼마를 썼는지 카드 한 장에는 개인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Raw 상태의 거래 데이터는 결국 숫자의 나열입니다.

“2024년 3월 12일 오후 7시 32분, 강남구, 58,000원.”

AI에게 이 한 줄은 그다지 의미가 없습니다. 금융 데이터의 구조화가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같은 금액, 같은 시간대의 거래라도 맥락이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강남 식당에서 58,000원을 쓴 것이 혼자 먹은 고급 점심인지, 동료 셋이 나눈 회식인지, 거래 데이터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숫자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그 숫자들 사이의 관계를 정의하는 작업이 먼저입니다.

행동, 성향, 맥락이 부여될 때 데이터는 비로소 살아납니다. 저녁 시간대, 식당 밀집 지역, 2인분 이상의 금액. 이것이 ‘외식을 즐기는 사람’으로 구조화되고 정의되면 AI는 비로소 이 사람을 이해하고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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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현대카드가 이 문제에 일찍 주목한 사례로 꼽힙니다. 독자적인 태그(Tag) 체계로 거래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이 구조 위에 초개인화 AI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구축했습니다. 2024년에는 이 플랫폼을 일본 3대 카드사 중 하나인 SMCC(스미토모미쓰이카드)에 수출하며, 현대카드의 데이터 구조화 기술이 국내 시장을 넘어 확장 가능한 기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4월 서울대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문법 없이 단어만 있는 언어가 없는 것처럼 데이터 구조화 없이 데이터만 있을 수 없다"며 "수많은 데이터를 해석하는 문법인 데이터를 해석하고 구조화하는 능력이 현대카드의 승부수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카드는 결제를 처리하는 회사가 아니라, 데이터를 해석하는 회사로 바뀌고 있습니다.

AI를 만드는 것보다, AI가 읽을 수 있게 정리하는 것

그리고 이 모든 흐름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팔란티어입니다. 팔란티어의 주가 3,000%는 AI 모델을 잘 만들어서가 아닙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때부터, 가장 근본적인 문제. 데이터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는 것에 집중해 온 결과입니다.

AI 시대가 깊어질수록, 모델보다 인프라가 중요해집니다. 어떤 AI를 쓰느냐보다, 그 AI에 어떤 데이터를 어떤 구조로 공급하느냐가 성패를 가릅니다. 데이터 온톨로지는 화려하지 않습니다. 사용자 눈에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야말로 AI 시대의 진짜 인프라입니다.

어쩌면 AI 시대의 승자는 모델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모델을 ‘쓸 수 있게 만드는 회사’ 일지도 모릅니다.

이재훈 테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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