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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외부 필진의 기고로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뉴스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루에 접하는 브랜드의 수를 헤아리기란 쉽지 않다. 미국의 마케팅 전문가인 존 심슨(Jon Simpson)에 따르면 하루 평균 한 사람이 4,000~10,000건 노출된다고 말한다. 많은 광고 분석 기업과 연구가들도 현대인은 하루 평균 수천 개의 광고와 브랜드 메시지에 노출된다고 한다. 문제는 브랜드 메시지가 늘어난 만큼 소비자의 관심이 커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사람들은 광고를 점점 더 빠르게 지나치기 시작했다. 닐슨 미디어 등에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광고다’라고 인지하는 경우는 100건 미만으로 광고의 90~99%는 무의식 중에 무시되거나 걸러진다고 한다. 이마저도 안 보기 위해 사람들은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영상 광고가 시작되면 건너뛰기 버튼을 누르는 행동은 이제 일상이 됐다.
이런 환경에서 브랜드가 기억되기 위해서는 다른 방식이 필요해졌다. 단순한 노출이나 광고만으로는 소비자의 기억에 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제임스 길모어와 조지프 파인의 <경험 경제(The Experience Economy)>(출처 Amazon.com)
기업들이 주목하는 전략은 브랜드 경험의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제임스 길모어와 조지프 파인이 제시한 ‘경험 경제(Experience Economy)’에서는 경제적 가치의 중심이 ‘제품’에서 ‘서비스’로, ‘서비스’에서 ‘경험’으로 진화한다고 주장했다. “경험은 곧 시간이다’고 말하며 브랜드가 높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 그 브랜드가 기억되고 경험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브랜드 노출의 사례에서 언급된 것처럼 단순히 많이 보인다고 브랜드에 대한 경험과 기억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노출을 늘리는 방식은 마케팅 비용을 그에 맞춰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기 때문에 효과적인 방식이 아니다. 그래서 성공하는 브랜드는 매력적인 순간을 만들어 내고 그 기다림조차 경험으로 창조한다. 사람들을 피로하게 만드는 광고 대신에 기다림의 시간 자체가 브랜드 경험이 되는 구조다. 강한 브랜드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특정한 순간을 기억하도록 만든다. 그 순간을 기다리게 하고, 경험하게 하고, 다시 이야기하게 만든다. 브랜드가 사람들의 시간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브랜드가 시간의 이벤트를 연출하는 방식
시간을 설계하는 전략은 이미 여러 글로벌 브랜드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이다. 애플의 신제품 발표 행사는 단순한 제품 소개가 아니라 하나의 글로벌 이벤트로 작동한다. 발표 일정이 공개되는 순간부터 전 세계 미디어와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IT 전문 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발표 내용에 대한 예측과 분석이 이어진다. 발표 당일에는 수백만 명이 온라인 생중계를 시청하며 새로운 제품과 기능이 공개되는 순간을 동시에 지켜본다. 이후에는 사전 예약과 정식 출시까지 일정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그 시간의 흐름 속에 참여하게 된다. 제품은 결국 매장에서 판매되지만, 브랜드 경험은 이미 발표 이전부터 시작된다. 애플은 제품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가 동시에 경험하는 ‘시간의 이벤트’를 연출하는 셈이다.
출처 Apple 공식 홈페이지
함께 기다리고 기억하는 시간을 설계하는 브랜드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영화 개봉 일정과 테마파크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 경험의 달력을 만들어 왔다. 디즈니 영화는 개봉 일정이 발표되는 순간부터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예고편 공개와 캐릭터 상품 출시, 다양한 콘텐츠 협업을 통해 경험이 점차 확장된다. 영화 개봉은 단순한 콘텐츠 공개가 아니라 수개월에 걸친 관심과 기대의 흐름 속에서 진행되는 이벤트가 된다. 테마파크에서도 비슷한 전략이 이어진다. 할로윈이나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디즈니랜드와 디즈니 월드에서는 시즌 한정 퍼레이드와 공연, 특별 장식이 등장한다. 많은 방문객들은 특정 시즌을 기다리며 여행 일정을 계획하고, 해마다 반복되는 이벤트를 경험하기 위해 다시 찾는다. 디즈니는 콘텐츠를 소비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매년 기다리는 시간의 주기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강한 브랜드는 제품을 중심으로 소비자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중심으로 경험을 조직한다. 특정한 날, 특정한 시즌, 특정한 순간을 통해 브랜드 경험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소비자들은 그 흐름 속에서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다. 결국 브랜드가 설계하는 것은 제품이 아니라 사람들이 함께 기다리고 기억하는 시간이다.
시간을 경험하게 하는 현대카드의 문화 이벤트
현대카드 슈퍼매치 14 야닉 시너 VS 카를로스 알카라스
현대카드는 기다림의 시간을 브랜드 경험으로 만드는 기업의 대명사다. 특히 슈퍼매치, 슈퍼콘서트 등 문화 이벤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브랜드 경험은 이벤트 당일에만 머물지 않는다. 라인업 공개, 예매 경쟁, 이벤트를 기다리는 시간, 이벤트 이후의 이야기까지 이어지는 과정 전체가 하나의 서사처럼 작동한다.
일례로 지난 1월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14 야닉 시너 VS 카를로스 알카라스'는 티저 발표부터 남달랐다. 이벤트에 앞서 지난해 10월 말 발표된 티저에는 오직 슈퍼매치 로고와 두 선수의 사진만을 공개해 전세계 미디어와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후 2005년부터 네 번에 걸쳐 열린 레전드 테니스 선수들의 슈퍼매치 히스토리를 보여줌으로써 16년만에 펼쳐지는 테니스 슈퍼매치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경기 직전엔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들이 펼치는 탁구(table tennis) 이벤트를 선보임으로써 테니스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이야깃거리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렇듯 문화 이벤트 과정 전체를 기다림의 시간으로 만들 수 있는 건 현대카드가 쌓아온 스토리 때문에 가능했다. 오직 현대카드만이 국내에선 만나볼 수 없는 레전드 스포츠 스타와 아티스트를 초청해 왔으며, 특히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20여 년이 넘게 지속해왔기 때문이다. '슈퍼스타 내한=현대카드'라는 공식이 생기면서, 관객들은 아무런 발표가 없어도 다음 슈퍼콘서트를 기대하고 내한 루머만 떠돌아도 현대카드의 이름은 먼저 떠올린다.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단순한 노출은 힘을 잃고 있다. 대신 기업들은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순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순간은 제품 출시일일 수도 있고, 이벤트 일정일 수도 있으며, 특정한 문화적 경험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을 둘러싼 시간의 흐름 전체가 브랜드 경험으로 설계된다는 점이다. 그 순간이 반복될수록 브랜드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하나의 기억과 경험으로 남는다.
김서윤 하위문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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