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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외부 필진의 기고로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뉴스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최근 외국인 방한 관광의 트렌드는 ‘한국인처럼 살아보기(Living like a local in Korea)’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강공원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맥주를 마시면서 ‘한강라면’을 끓여 먹어보고, 을지로 골목을 누비면서 한국인처럼 맛집을 찾아간다. ‘야구장 가기’도 그 중 하나다. 여행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에서 꼽은 ‘서울에서 할 것들’ 중 일곱 번째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인기 있는 경험인 ‘야구장 가기’는 ‘표를 구하기 어렵다’, ‘모든 안내가 한국어로 제공된다’는 불편함 속에서도 한국인처럼 야구장에서 음식을 사 먹고 응원문화를 즐기는 경험을 추천한다는 후기가 가득하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현지인처럼 살아보기(Living like a local)’는 자유 여행자들이라면 한 번쯤은 시도하는 일이다. 자유 여행자들은 관광객들만 방문하는 유적지 등을 벗어나 현지 시장에 가서 평범한 현지 음식을 먹고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고 현지인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마치 현지인이 된 듯한 만족감을 얻는다.
몰입을 통해 얻는 것
이런 경험에 대해 이해하려면 몰입(immersive)이라는 개념에 주목해야 한다. 몰입에 대해 깊이 연구한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에 따르면 사람은 스스로 선택한 활동에 몰두해 시간 가는 줄 모를 때 최고의 만족감을 얻는다. 몰입은 또 다른 욕구, 진정성에 대한 갈증도 채워준다. 여행자들은 편의점에 들러 도시락을 먹고 찜질방에서 땀 흘리는 경험을 통해 ‘진짜 한국’을 즐겼다는 만족감을 얻는다.
이 때 몰입에 가장 필요한 조건은 온전히 자신을 맡길 수 있는 공간이다. 사람들은 외부의 영향이 차단된 특정 공간에서 그 순간 느낄 수 있는 시각, 청각, 후각 등 감각적인 경험을 통해 몰입이 극대화된다. 밖에서 보고 지나쳐가는 유적지가 아닌 한강, 야구장, 편의점, 찜질방과 같은 직접 들어가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주목 받는 이유다.
Chat GPT 생성 이미지
공간을 통해 만들어지는 몰입
공간을 통한 몰입이 가장 잘 활용되는 분야는 마케팅이다. 온라인이 일상화된 시대에도 애플, 디즈니, 스타벅스 등 많은 기업들이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기업의 가치와 메시지에 소비자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최근 수많은 브랜드에서 매장 내에 카페를 만드는 것 또한 소비자로 하여금 제품을 보고 지나치는 행위를 넘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몰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기업들은 온전한 몰입을 위해 몇 가지 조건 아래 공간을 만들고 있다. 우선 몰입에는 물리적으로 방해 받지 않는 환경이 중요하다. 또한 공간에 들어가는 결정과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행동에 자율적인 선택이 반영되어야 한다. 또한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의 난이도도 중요하다. 활동이 너무 쉬우면 지루하고, 너무 어려우면 불안에 빠질 수 있다.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현대카드의 라이브러리는 공간이 어떻게 몰입으로 이끄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먼저 디자인 라이브러리의 입구는 길가에선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다소 숨겨져 있는 듯한 입구를 지나 빛이 환한 중정으로 들어선 뒤에야 출입문에 다가설 수 있다. 그렇게 북적이는 북촌 거리에서 벗어나 시공간이 분리된 듯한 감각이 일어나며 방해 받지 않는 환경이 마련된다. 이렇게 공간 안에 들어서고 나면 몰입할 수 있는 공간 안에서 자유를 선사한다. 정교하게 큐레이션된 수만 권의 디자인·아트·음악·요리 관련 서적과 바이닐의 제목을 훑고 직접 고르는 행위는 단순한 정보 소비를 넘어선 행동 기반의 효능감을 제공한다. 쿠킹 라이브러리에서 제공하는 쿠킹 클래스나 책을 보며 따라하는 셀프 쿠킹과 같이 즐겁게 따라할 수 있는 난이도의 다양한 활동 또한 몰입을 돕는다.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현대 사회는 극대화된 효율을 추구한다. 효율이 극대화될수록 비어지는 ‘감각의 공간’을 채우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커진다. 그러니 마음의 공간이 비어 있다고 느껴질 때 평소 관심 없던 바이닐을 뒤적이고, 라면 밖에 못 끓이던 손으로 요리 한 접시를 만들어내며 충족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현대카드가 운영하는 컬처 앱의 이름이 ‘다이브(DIVE)’인 것도 우연이 아니지 않을까? 풍덩 빠져들어 몰입하면 삶의 빈 공간이 채워질 것이다.
김서윤 하위문화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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