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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외부 필진의 기고로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뉴스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어제 주문한 택배, 아침 식탁에 오르는 신선한 우유, 아이들을 학교로 데려갈 버스. 이 모든 것이 제때 도착하는 건 지금 이 순간에도 운전대를 잡고 있는 운전자들 덕분이다. 이들은 요즈음 같은 뙤약볕 폭염 아래에서도, 태풍이 휩쓸고 간 거리에서도, 심지어 몇 년 전 코로나19로 세상이 멈췄을 때도 묵묵히 달려온 베테랑들이다.
그런데 이들의 평균 나이가 이미 50대를 훌쩍 넘어섰다는 걸 알고 있는가? 화물차 운전자는 50대 초반, 버스와 택시 운전자는 50대 중반이다. 전 산업 평균보다 10년 이상 높다. 심지어 65세 이상 운전자 비율도 급증하고 있다. 더 심각한 건 이들 뒤를 이을 젊은 운전자들이 계속 줄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2040년대부터 운수종사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장의 베테랑 운전자들도 지금 당장 기사를 구하지 못해 차고지에 세워둔 트럭과 버스가 늘어나고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낸다. 한국의 물류와 교통을 떠받쳐온 이들이 하나 둘 은퇴한다면, 10년 후, 20년 후 누가 우리의 일상을 움직여줄 것인가?
'오로라 이노베이션' 무인 트럭 내부(출처 오로라 이노베이션 홈페이지)
실제로 돈을 벌고 있는 무인 상용차
그런데 2025년 5월, 지구 반대편에서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현대차가 투자한 미국 회사 '오로라 이노베이션(Aurora Innovation)'의 상업용 무인 트럭이 댈러스에서 휴스턴까지 200마일, 약 320km를 혼자서 달렸다. 운전석은 텅 비어 있었지만 화물은 안전하게 도착했다. 같은 시간, 샌프란시스코 등 4개 도시에서는 구글의 '웨이모(Waymo)' 무인 택시 1,500대가 매주 25만 명의 승객을 태우고 있었다.
충격적인 건 이게 더 이상 실험이 아니라는 점이다. 진짜 화물과 진짜 승객을 싣고 진짜 돈을 벌고 있는 수준이다. 유럽에서는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독일에서는 '만(MAN)'이 고속도로에서 레벨4 자율주행을 성공시켰고, 스웨덴 '스카니아(SCANIA)'는 한발 더 나아가 광산용 무인 트럭까지 개발하고 있다. '트라톤(Traton)' 그룹 하에 두 회사 모두 2030년에는 완전 무인 트럭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가장 놀라운 건 효율성이다. 사람은 졸리면 쉬어야 하고, 하루에 운전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돼 있다. 그런데 무인 트럭은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달린다. 무인 트럭 한 대가 사람 운전자 여러 명이 교대로 해야 할 일을 혼자서 처리하는 셈이다.
구글 '웨이모(Waymo)' 무인택시(출처 웨이모 홈페이지)
대한민국에서도 시동 걸린 무인 상용차 혁명
이런 변화의 물결은 한국에도 밀려왔다. 서울 청계천에서 2022년부터 달리기 시작한 ‘서울자율차’가 그 출발점이었다. 지금은 서울 6개 구역에서 27대가 운영되며 1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이용해봤다.
세종시에서는 BRT 노선에 자율주행 버스가 달리고, 경기도 안양에서도 비슷한 실험이 진행 중이다.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올해 3월 자율주행 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 시범운행지구를 기존 고속도로 4개 노선, 332km에서 44개 노선, 5,244km 구간으로 대폭 늘렸다.
공공 분야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무인 상용차 혁명에 발빠르게 동참하고 있다. 현재 자율주행 테스트가 대부분 대형트럭이나 버스 등 상용차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용차 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현대커머셜은 테크 기반 물류 모빌리티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커머셜은 지난해 현대글로비스, 포티투닷과 함께 ‘미래 상용 모빌리티 업무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AI와 데이터 기반으로 운송 업무 자동화와 최적의 배차, 운임 등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도화된 데이터 솔루션을 구축해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서울자율차(출처 서울특별시 홈페이지)
아직 자율 주행에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기술 뿐만 아니라 법과 제도, 인프라 등 수많은 요소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트럭과 버스의 자율 주행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며, 물류, 운송, 교통의 패러다임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어제 주문한 택배, 아침 식탁에 오르는 신선한 우유, 아이들을 학교로 데러 갈 버스까지, 언젠가는 우리 일상도 빈 운전석의 트럭과 버스와 함께 하게 될 것이다.
이서정 상용차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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